744번 앞의 글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보청기를 처음 구입할 때 조금은 불안감이 있었다.
아는 선배가 보청기를 착용하시는데 한 번씩 만나 뵈면
보청기 때문에 맘고생이 심하다는 말을 가끔 하시곤 했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잘 몰랐지만 보청기만 착용한다고 난청이
아주 쉽게 다 해결되는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사실 보청기를 처음 사용하면서 나 또한 그런 불편은
다소 있으리라 예상을 했고, 집사람도 나의 깐깐한 성격을 알기에
내가 불편함을 호소하며 까탈을 부릴까봐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보청기를 사용하는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보청기를 처음 피팅하고 며칠을 사용했는데 정말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정말 다시 듣게 되는 다양한 소리에 매료되어서
산에 가서는 새소리,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정말 참 이 많은 세상의 소리를 외면하고 살아왔다는
나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해 후회를 하고 반성을 했다.
정말 세상에는 아름다운 소리들이 너무 많이 존재했다.
이런 나를 아내는 신기하게 보는 듯 했다.
평소의 나로 봐서는 이러쿵저러쿵 불만을 호소할 만도 한데
뭐가 저리 좋아 싱글벙글할까 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중에 티부이을 볼 때 피드백이 발생하는 듯하여
왼쪽 것을 케이스만 새로 교체했고,
그 외의 큰 불편함을 모르고 지내고 있었다.
보청기를 사용하고 서너달이 지난 팔월 중순의 어느날이었다.
정말 화가 치미는 일이 일어났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는 중에 보청기를 도둑맞은 것이다.
락카룸의 열쇠를 채우지 않고 샤워하러 들어간 나에게
일차적인 잘못이 있었지만, 보청기를 훔쳐간 사람에 대한 원망에
너무너무 화가 났다. 내 귀에 맞춘 거라서 가져가서도 전혀
사용할 수가 없을텐데 왜 가져갔을까? 라고 자문을 했지만
이미 도둑맞은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바로 한미보청기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원장님이
나에게 먼저 위로의 말을 전했다. 다소 내 마음이 풀리는 듯했다.
더불어 물어봤다. 혹시 구제책이 없는냐고. 그러자 원장님이
일단 경찰에 신고를 하고, 신고확인증을 받으면 처음 산 가격의
50%로 재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속으로 그래도 참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값을 내고 다시 구입을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서 이런 제도도 마련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보청기를 맞추게 되었다.
도둑놈이 내 보청기를 훔쳐가서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 번씩 밤에 누워서 생각한다.
아마 은색의 케이스만 보고 고가의 시계이거나 뭐 그런 귀중품으로
생각하고 훔쳐 갔으리라.
근데 막상 케이스를 열어보니 빨갛고 파란 두 개의
정체모를 작은 것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무튼 이런저런 사연도 있었지만
나는 요즘 참 기분이 좋다.
사람들의 말을 잘 들을 수 있어서 좋고,
사람들의 말을 잘 듣게 되면서부터
내 목소리가 작아졌다는 게 좋다.
그러면서 점점 겸손이란 것을 배워가는 것 같아서
그것 또한 참 좋다.
겸손해지면 건강한 자신감이 생겨나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더욱 커지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이 사소한 보청기 착용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끝으로 좀 더 남기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금껏 적은 글은 진정 제 맘에서 우러나오는 것들입니다.
한미보청기에서 보청기를 구입한 소비자이고
그저 한 명의 고객으로서 보청기를 착용하고 난 후의
제 솔직한 마음을 열거했을 뿐입니다.
뭔가 오해가 생길까봐 말씀드리는 겁니다.
어제오늘 카페의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여러 글을 읽어 봤습니다.
원장님에 대해 좋지 않은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네요.
사실 상담일지를 읽어봤지만 그런 내용들이 음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참으로 의아합니다.
소위 말하는 인터넷 마녀사냥 같은 형태로 보여 져서
정말 씁쓸하네요.
원장님 힘내세요.
의연하게 맞서 이겨 나가세요.
응원하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힘내시고 홧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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